메일링 / 메일러
햇살 좋은 오후, 찻잔 하나
꽃잎이 흐드러지는 날엔, 차가 조금 더 향긋하게 느껴진다.
빛이 잔 안으로 스며드는 걸 바라보다 보면, 흙과 물이 얼마나 섬세한지를 새삼 느낀다.
오늘은 벚꽃이 흩날리는 날.
이 찻잔은 그런 순간을 담고 싶었다.
흙을 만지는 손에서 오는 안정감
흙은 기억이 없다.
내가 오늘 어떤 기분이었는지를 고스란히 받아들인다.
그래서인지 흙을 만지고 나면 마음이 말랑해진다.
이 조그마한 찻잔에도 내 하루가 들어 있다.
손끝에 집중하는 시간은 마음을 조용하게 만든다.
오늘도 작은 물결 하나를 만들었다.